Q〉현재 ‘용산교육장의 아버지로 활동하고 계신다.’고 들었다. 배나사(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의 노장(老將)선생님인 것 같은데 그만큼 기억에 남는 게 많을 것 같다. 혹시 배나사 활동 중 특별히 힘들었거나 보람찼던 부분이 있다면.
A〉힘들었던 거요. 음... 지난 해 가을학기 때(9월 중하순)가 기억나네요. 다른 교육장 확장 때문에 용산의 많은 베테랑 선생님들이 전근 가셨어요. 용산에 기존 선생님들이 얼마 안 남았을 때였는데 정교사 하실 분들이 부족해서 새로 오신 선생님들 찾아다니고 전화해 부탁드리던 일이 많이 생각나네요. 아마 그 때 저뿐만 아니라 많은 용산 선생님들이 고생하셨을 거예요. 신규 선생님들을 도와줄 인력이 부족해서 죄송하기도 했고요.
특정 사건만 놓고 보면 워크숍이 빠질 수 없죠. 처음 시도하는 워크숍이라 준비 위원회 선생님들 모두 정말 고생하셨죠. 그래도 저를 잘 도와주셨어요. 둘째 날 예상 프로그램에 차질이 생겨서 첫날 밤새 회의를 하던 때가 뇌리에서 떠나질 않네요.
보람차고 기뻤던 일은 꽤 많았어요. 근데 요새는 그냥 누군가 믿고 맡겼던 선생님들이 생각 이상으로 훌륭하게 활동해 주실 때가 좋은 것 같네요. 특히 이번에 각 수업시간대 관리자 선생님들, 정말 든든합니다. 이제 제 정교사 활동 시간대에만 가도 교육장이 수월하게 굴러가는 것 같아 편하고 좋아요. 선생님들 모두 정교사, 관리자, 팀장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들을 너무 잘 소화해 주시는 것 같아요.
Q〉지금 맡고 계시는 학생 또는 교육장 학생들의 분위기는 어떤지.
A〉지금 저녁 3반을 맡고 있는데요, 성심여중 아이들은 여름방학 때부터 계속 봐오던 애들이라 서로 많이 익숙해졌어요. 편하기도 하고요. 수업시간에 시끄러운 게 걱정이긴 한데, 이제 제가 조용히 시키는 방법에조차 익숙해져서 꿈쩍도 안하더라고요. 하나 새로 개발해야 하는데.. 보성여중 아이들은 가르치는 건 처음인데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고 있어요. 희주는 그냥 기특하고 연태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가끔 도를 넘긴 하지만 활발해요. 선생님들에 대한 피드백도 꽤나 확실하구요. 애들이 편애하는 선생님들이 있는 것 같은데, 제가 싫어하는 선생님 분류에 안 들어가서 다행인 것 같네요.
Q〉학생들 중 유별나게 특이한 학생이나, 배나사 교육을 통해 많이 성장한 학생 혹은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나 아끼는 학생이 있다면.
A〉특이한 학생은 엄청나게 많죠. 이전에 1~2년씩 과외 했던 애들보다 여기서 한두 학기 가르친 애들이 더 기억에 깊이 박혀요. 굳이 몇 명 뽑으라면 지금 딱 떠오르는 건 가을에 처음 봤던 ‘민주’랑 ‘선미’네요. 아 우주도 같이 묶이는구나. 하은이도 묶였던가..? 아무튼 민주랑 선미는 지난 가을에 정교사를 하면서 만났는데요, 엄청 말도 안 듣고 문제도 안 풀고 반항하던 애들이었죠. 민주는 가능성은 있는데 자신감이 없어서 하기 싫어하고 짜증내는 느낌이었고, 선미는 어느 정도 의지는 있었는데 기본적인 연산이 많이 떨어지고 주변 분위기에 많이 휩쓸리는 느낌이었어요. 이렇게 얘들이 원래는 가을학기 내내 골칫거리였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말고사 때 갑자기 열심히 하더라고요. 같이 가르치던 선생님들이 다 같이 놀랐을 정도로. 지금은 얘들을 직접 가르치지는 않지만 다른 선생님들로부터 계속 얘기를 듣는데요, 두 명 다 정말 열심히 한다고 하네요. 실력도 많이 는 것 같고요. 전에는 밉상이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어요. 이제 3학년 올라가는데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아이들이예요. 그냥 오랜 시간이 걸려서 학생이 어느 순간 변하는 모습을 보면 이걸 놓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제가 도움이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괜히 뿌듯하고 그래요. 몇 달, 혹은 1년 가까이도 전혀 기대를 안 했던 애들도 바뀌는 건 정말 순간인 것 같아요.
A〉질문이 어려운데… 우선 현재의 모습을 보면, 계속 뭔가에 도전하고 있는 게 배나사인 것 같아요. 좋은 점이라면 뭔가 새로 시도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해볼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겠네요. 이미 실패한 시도이거나 허황된 것만 아니면 문제점을 느꼈을 때 바로 시도하고 맡아보고 바꿔볼 수 있다는 것. 아직 커 가고 있는 단체여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일을 많이 하게 된 건 이런 것들 때문이었고 지금도 계속 이곳은 그런 단체인 것 같아요. 그런 것만은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마 그 ‘유지하는 것’도 같이 활동하는 선생님들이 같이 만들어야 하는 것이겠죠.
개선되기 바라는 부분은 새로 오신 선생님들이 기존에 활동하던 선생님들 집단에 뭔가 장벽을 크게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번 겨울에 새로 시작하신 선생님들은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저는 계속 그런 벽을 치지 않으려고 하고, 얘기도 많이 해 보려고 하는데 어떻게 느끼실지… 모두가 ‘나는 이 단체에 필요한 사람이다, 내가 뭔가를 하고자 하면 얘기하고 해볼 수 있다’ 는 생각을 가지는 게 제일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Q〉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A〉가을까지는 그래도 활동하는 거의 모든 선생님들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참 모르는 선생님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언제 한 번 다 같이 뵐 기회가 됐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제가 추진하진 않았으면 좋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