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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을 나누는 블로그

성남 '에듀투게더'의 작은 기적 (2009-09-29 조선일보)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라는 아이들의 마지막 한마디가 감동적이네요. 우리 아이들도 나중에 배나사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얘들아 복지관 오렴, 학원보다 잘 가르쳐 줄게"
공부에 목말랐던 60명 무료로 강남 학원식 과외
아이들 실력 '쑥쑥'… 반 20등이 1등으로 뛰고
영어 70점에서 98점으로

지 난 1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금광동에 어스름이 깔렸다. 상가 곳곳에 있는 학원에 환하게 불이 켜졌다. 월드비전 성남종합사회복지관 3층에 있는 '에듀투게더'도 마찬가지였다. 오후 6시가 되자 교복 차림 중고생들이 교실(49.5㎡·15평) 세 곳에 각각 8~10명씩 나눠 앉았다. 3시간 동안 영어·수학을 배우기 위해서다.

복도에서 라면과자를 부숴 먹는 아이, 강사 휴게실 한쪽에서 혼자 보충수업을 받는 아이, 교실에서 인상을 쓰고 밀린 숙제를 '벼락치기' 하는 아이, 은박지를 까서 김밥을 먹는 아이….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공짜로 과외를 받는 곳이라는 점만 빼면 여느 '소수정예식 보습학원'과 똑같은 풍경이었다.

새롬(가명·15·중3)양은 지난 1월부터 매주 네 차례 영어와 수학을 배우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 과목 평균점수 75점 정도로, 반에서 15~20등을 했다. 학원은 중1 때 한달 다닌 게 전부다.


새 롬양은 지난해 12월 학교 게시판에서 '에듀투게더'에 대한 벽보를 봤다. 월드비전 성남종합사회복지관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학원을 열고, 교사·학원 강사·과외 교사 경력자들이 강사로 나서 무료로 영어와 수학을 가르쳐준다는 내용이었다.

에듀투게더에 다니면서 새롬양은 수학 점수가 껑충 뛰었다. 작년까지 50~60점을 맞다가 3학년 1학기 첫 중간고사에서 91점, 기말고사에서 100점을 맞았다. 기말고사 때는 전 과목 평균 94점으로 반에서 1등을 했다.

새롬양은 엄마·남동생과 셋이서 산다. 10살 때부터 아버지와 떨어져 살았다. 엄마는 횟집에서 일하고 새벽 1시 넘어서 온다. 남매가 성적표를 가져와도 찬찬히 봐줄 여유가 없다.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떠올리면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여유 없는 줄 뻔히 알면서 '학원 보내달라'고 해서 엄마 마음을 아프게 하기는 싫었어요. 앞으로 공부를 잘해서 엄마를 행복하게 해 드리고 싶어요."

에 듀투게더에는 새롬양과 비슷한 학생 60명이 다니고 있다. 금광동 주변 7개 중학교 교사들과 사회복지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기초생활수급대상자·차상위계층·조손(祖孫)가정·한부모가정 자녀 중에서 '공부 욕심'이 있는 학생을 선발했다. 분당우리교회 신자들이 5000만원을 모아줬다. 복지관 측은 이 돈으로 건물 3층을 학원으로 개조했다.

서울 대치동, 안양 평촌, 성남 분당 등지에서 15년간 수학을 가르친 A씨가 무보수 명예원장을 맡았다. A씨는 자원봉사자로 나선 강사 18명의 시범 강의를 듣고 꼼꼼하게 교정했다. 학생들 수준에 따라 2개로 반을 나눠 수준별 심화학습을 했다. '함수' '도형' '문법' 등 영어·수학을 세분화한 특강반을 만들고, 영어회화반도 개설했다.

월드비전 이지은(31) 사회복지사는 "에듀투게더는 공부를 잘하고 싶은 저소득층 학생이 실제로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며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기능이 중점인 다른 공부방들과는 좀 다르다"고 했다.

가난한 집 아이라도 좋은 학교에 가서 좋은 직장을 얻고 장차 부모 세대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돕자는 취지다. '개천에서 용을 키우는 기관'인 셈이다.

이 에 따라 에듀투게더는 웬만한 학원보다 '학생관리'를 더 엄격하게 한다. 학생 60명의 출결·성적·수업태도·과제를 점수화해 하위 10%는 'C클래스'로 관리한다. 이씨는 "아이들에게 '열심히 하지 않으면 더이상 다닐 수 없다'는 식으로 의지와 의욕을 북돋는다"고 했다. 학생들이 꾸물거리며 학교 성적표를 가져오지 않으면, 이씨가 직접 학교에 공문을 보내 성적표를 받아본다.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3월부터 다니고 있는 형주(가명·15·중3)군은 "작년까지 70~80점대였던 영어, 수학 점수가 1학기 중간고사에서 98점, 96점으로 뛰었다"고 했다.

어 머니 임모(45)씨는 "일용직 노동으로 한달에 100만원 남짓 버는 남편 수입으로는 과목당 20만원씩 하는 학원비를 댈 수 없어 1만4000원짜리 참고서만 사서 내밀었다"며 "점점 성적이 올라가는 걸 보면 세상 시름도 다 잊게 된다"고 했다.

정 민(가명·15·중3)양은 지난 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을 했다. 작년까지는 전교 30~40등을 했다. 정민양 아버지는 페인트칠을 하고, 어머니는 집에서 양말 포장 아르바이트를 한다. 정민양은 "이번에 1등을 한 게 정말 제 실력인지, 운이 좋았던 건지 잘 모르겠다"며 "저를 도와주신 고마운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밤 9시까지 수학을 가르친 자원봉사자 이은미(44·과외경력 20년)씨는 "서울 강남이나 분당·일산에서 과외를 하면서 부모 성화에 억지로 과외를 하느라 능률이 전혀 오르지 않는 아이들을 많이 봤다"고 했다.

" 처음 에듀투게더에 왔을 때는 아이들이 주눅이 든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쭉 가르쳐보니, 다들 그동안 공부를 하고 싶어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몰랐던 거지요. 지난 8개월간 아이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을 겁니다."

이날 만난 세 중학생은 모두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지금 자신들에게 도움을 준 착한 어른들처럼, '어려운 학생들을 챙겨주는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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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선동 '비둘기 공부방' (2009-09-10 중앙일보)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희망을 주고자 모인 사람들이 단체들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밖에도 많이 있습니다. 모두 대가 없이 좋은 취지로 하는 활동인 만큼 다 함께 번창했으면 좋겠습니다.

집안 형편 때문에 공부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아줌마의 생각이 명문대·특목고생 강사를 둔 명품 공부방을 일궈냈다. 6일 서울 삼선동 자치회관에 있는 ‘비둘기 공부방’에서 고려대 공대생 이순희씨(21·맨왼쪽)와 대원외고 김상래군(17·오른쪽에서 둘째)이 초등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김경빈 기자]

서울 혜화동 성당의 뒤편 언덕길을 따라 걸으면 작은 집들이 모여 있는 산동네가 나온다. 6일 오후 1시쯤, 학교를 마친 준희(8·여·초등 2학년)가 이곳에 있는 삼선동 자치회관으로 달려왔다. ‘비둘기 공부방’ 2학기 수업이 시작된 이날, 준희와 비슷한 또래의 초등학생 30여 명이 강의실을 메웠다. 오후 2시 앳된 얼굴의 선생님이 수업을 시작했다. 고교 1년생 이주현(16)양이다.

준희는 외할머니와 둘이 산다. 조손가정이다. 왜 할머니와 둘만 남게 됐는지, 준희는 알지 못한다. 취학 전까지 준희는 집에서 TV만 봤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입학과 동시에 이 공부방에서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준희처럼 사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공부방을 다닌다.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다. 초등학생 30여 명, 중학생 15명, 고교생 10명이 수업을 듣는다. 무료로 운영되는 곳이지만, 이곳을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는 “학원 부럽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공부방을 만들고 운영하는 장공임(53·여)씨는 ‘비둘기 공부방의 자랑거리 세 가지’를 소개했다. ‘뛰어난 학생 강사’들이 많다는 게 가장 큰 자랑이다. 강사진은 특목고에 다니는 고교생 35명과 대학생 1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수업시간에만 가르치는 1회성 봉사를 하지 않는다. 공부방의 학생들은 모두 선생님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언제든 선생님에게 전화를 건다. 1대1 전화상담은 선생님의 의무다. 그래도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왕진 요청’도 한다. 강사 이순희(21·여·고려대 2년)씨는 “애들이 문제가 안 풀리면 공부방에 들러 달라고 전화한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와서 문제를 풀어주고 볼일을 보러 간다”고 말했다.

준희는 공부방에 다니며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영어를 잘하는 언니(선생님)처럼 나도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 준희는 공부방에서 배우고 읽고 놀고, 거의 살다시피 한다.



공부방이 처음부터 이런 시스템을 갖춘 건 아니다. ‘큰엄마’로 불리는 장공임씨의 역할이 컸다. 장씨는 1997년부터 독거노인에게 밑반찬을 배달하는 ‘비둘기 봉사단’에서 활동했다. 2000년 7월쯤이었다. 문구점 앞 작은 오락기 앞에서 하루 종일 앉아 있는 동네 꼬마들을 발견했다. “공부도 해야지”라고 나무라니, 아이들이 “공부할 곳이 없다”고 했다. 장씨는 고교생 5명을 모아 공부방을 만들었다. ‘공부 좀 한다’는 학교의 고교생들에게 강의를 부탁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친구에게 봉사활동을 전파했고, 2005년부터는 교내에 봉사 동아리도 생겼다. 그 소문이 다른 학교에도 퍼졌다. 곧 대학생들도 참가하기 시작했다. 장씨는 “공신(工神·공부의 신)이라 불리는 학생들이 정성 들여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서울에는 비둘기 공부방과 같은 ‘고품격 공부방’들이 많다. 학원가가 밀집한 양천구에서는 ‘과외방을 본떠 만든 공부방’이 있다. 신월3동·신정2동 등 6곳의 주민센터에 10개의 과외팀이 있다. 한양대·숙명여대·서강대 등의 학생들이 각자 초·중학생 4~8명을 한 팀으로 묶어 영어와 수학을 주 1~2회씩 가르치는 그룹과외를 한다.

KAIST·서울대 학생 등으로 이뤄진 봉사모임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도 대표적인 고품격 공부방이다. 용산과 마포·금천구에서 강의하는 이들은 자체적으로 교재를 만들었다. 평가 문제지도 만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배우기 어려웠던 예체능 과목을 특화한 공부방도 있다. 마장동 공부방에서는 피아노·수영은 물론 원어민 영어회화, 태권도, 스피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로 한양대 음대생들이 이끌고 있다.

이현택 기자 ,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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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교육 한줄후기

지난 7월부터 약 1달간 배나사 여름 방학 집중교육이 있었습니다.
용산교육장과 유성교육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업하신 선생님들
그리고 교재개발팀, 시스템개발팀에서 활동하신 선생님들이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써주신 한줄후기를 보겠습니다.

이번에 서울 금천과 마포에도 배나사 교육장이 열리는데
새 교육장으로 가실 선생님들 사이에 기싸움이 치열하네요.
피자 내기라도 한 모양입니다.
선의의 경쟁하시기 바랍니다!


정경훈 / 마포차출 우어어 ㅜㅜㅋㅋㅋㅋ
김영훈 / 세계최고의정교사
지혜수 / 피자는 우리 것!! 우주최강마포교육장 유후~♡
김도한 / 마포보다 금천
김치헌 / 가족적인 마포교육장에 모두들 '일'하러 오세요~!!
남상호 / 금천보다 유성!! 세계정복 유성!!
이준석 / 용산은 도도하다.
백가예 / 피자 맛있게 잘먹겠습니다^^ 냠냠
이기범 / 벌써 정든 용산교육장ㅠ 얘들아 안녕 ㅠ
정상은 / 이런 곳인 줄 정말 몰랐어요
한상미 / 꺄아~>_<
정홍택 / 수학교재개발팀 최고!!
김애슬 /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정   준 / 월수 오후반 선생님들 만세!
남성현 / 5, 4, 3, 2, 1 .. 늦진 않으셨나요?
장선표 / 유성교육장 가을에도 화이팅~
손혜림 / 고귀한 배나벨 1호ㅋㅋ
조상연 / 선생님들 수고하셨어요 ^^
장용진 / 드디어 여름학기가 끝났군요!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곽나리 / 여름학기 끝!!! 가을학기도 신나게!!
오윤지 / 모두 수고하셨어요^^* 앞으로도 팟팅!
손재현 / 금천 . 피자 내놔요. ! 마포가 압승 !
홍성준 / 선생님들 제발 전화 좀 받아주세요
조인해 / 언제나 그랬듯이 꾸준히 발전해 나가는 배나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랑 / 마포교육장에서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여지우 / 정든 용산교육장과 아이들, 선생님들을 뒤로 하며... 금천 잘해봅시다!
김송이 / 시간 참 빨리가네요 ㅋㅋ 가을학기엔 좀더 분발하겠습니다 ㅋㅋ 금천 짱
정재성 / 가짐없는 큰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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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의 꿈.. ^^


김다정 선생님께서 배나사 내부 게시판에 써주신 글입니다.
함께 읽었으면 하는 따뜻한 이야기라 이곳에 공개합니다!





제가 이번 2박 3일동안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주최하는
"성공하는 십대들의 7가지 습관"에 대한 워크샵에 자원봉사자로 갔다 왔어요.

제가 간 곳은 대원외고였는데요...^^
훈훈한 이야기가 있어서 선생님들께서 자부심을 가지시고
봉사에 임하시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글을 올려요~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전맵을 그리는 시간이 있었어요.
자신이 10대, 20대, 30대... 50대까지 이루고 싶은 일들을 쭈욱 적고 꾸미는 활동이었어요.

그때 제가 돌아다니면서 한 명 한 명의 꿈들을 보면서 감탄하고 있었는데
한 남학생의 비전맵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10대에 할 일"
1.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하기
2. 내신 반에서 5등 안에 들기
.......

"20대에 할 일"
1. 동아리 활동 열심히 하기
2. 배낭여행을 다녀오기
3. ............
.......5.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에서 활동하기


보셨나요?
이 학생의 꿈 중 하나가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에서 활동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학생에게 말을 걸었죠.


"어? 너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에 대해서 알고 있어? 선생님 지금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어!!"
-"우와 정말요??? 짱이예요 선생님!!ㅋㅋ"

"응!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신문기사에서 봤어요! 꼭 저도 나중에 들어가고 싶어요...+_+"

"물론이지!! 들어오기 절대 어렵지 않아 봉사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열려있어!! 화이팅이다!!"
-"네!!! ^^"


고작 17살밖에 되지 않은 학생이 나중에 커서 배움을 나누겠다고
자신의 꿈의 목록에 배나사를 넣은 것을 보고 정말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저도 봉사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입장이지만
이렇게 훌륭한 청소년들이 저희를 보면서 꿈을 키워나가고 있음을...
그리고 본받고 싶어하고 있음을 항상 숙지하시면서
힘드시더라도 자부심가지고 교육에 임하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 화이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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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사 여름교육을 마치며


여지우 선생님의 글입니다.



어제 배나사 용산교육장에서 4주간의 여름학기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이번에 학생 수가 스무 명 남짓에서 거의 70명으로 크게 늘면서 개별 학생에게 돌아가는 관심이 준 것이 사실이다. 수업이 오후반, 저녁반으로 나뉘고 또 각 시간대에도 3반씩 운영이 되어 내가 주로 본 것은 대부분 오산중학교 학생으로 이루어진 저녁 2반 아이들이었다. 그래도 다른 저녁반 아이들은 여전히 자주 볼 수 있었으나 오후반 아이들은 간혹 일찍 도착하면 얼굴만 잠깐 보는 정도였다. 볼 때마다 반가웠고 아이들도 반가워했다.

기존 학생들이 간혹 사람이 많아져서 아쉬운 점을 직접 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생님 수도 덩달아 늘었기에 교육의 질에 있어서는 별로 잃은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의 노련함이 평균적으로 이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사람이 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교재와 문제입력시스템 같은 '시스템'이 그것을 충분히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매번 하는 말이 있다. 아직 부족하다. 교재도 직접 만들었다는 데에 의의가 있고 그것을 자부하고 있지만, 시중 교과서나 참고서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다. 그쪽은 돈 받고 팔고자 돈 주고 만든 것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입력시스템은 자잘한 인터페이스와 감수 제도만 정비되면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애초에 이런 방대한 시스템은 우리가 쓰고자 만든 것이기에 앞서 먼 나중에 모두 함께 나누어 쓰기 위한 것 아닌가.



이번 여름학기를 교육 성과 면에서 돌아보면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 내가 배나사 활동을 시작한 지난겨울과 비교해보면 특히 그렇다. 우리는 방학 중에 다음 학기에 배울 내용을 단기간에 집중교육하고, 학기 중에는 학교 진도에 맞추어 아이들이 그 내용을 다시 익히도록 하고 있다. 허술한 교재와 시중 문제집에서 복사한 문제를 풀게 했던 겨울학기, 그리고 과도기적인 봄학기와 달리 이번에는 외견과 내실 양쪽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되었다. 학생과 선생님 모두가 그 안에서 똑같이 자유로운 분위기를 누리면서도 더 큰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기에 교육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여름학기가 시작할 당시에는 기존 학생들이 새로 온 아이들보다 평균적으로 월등히 잘하였다. 이미 겨울부터 봄까지 두 학기의 교육을 받았으니까. 그런데 4주가 끝나갈 즈음에는 이미 두 집단을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는 데서 매우 놀랐다. 답답하던 아이가 어느새 상위권에 올라 있었고, 수업시간에 까불기만 하던 한 아이는 마지막 시간에 어쩐 일로 마음을 잡았는지 집중하고 선생님 물음에도 척척 대답을 하는 모습이 영 기특했다. 하루아침에 우등생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이미 가능성과 잠재성을 내보인 아이에게선 무엇이든 무리한 기대가 아닐 것이다.

교육 성과의 가장 수치적인 지표는 성적이다. 실제로 겨울부터 다녔던 아이들의 성적자료를 보면 정말 많이 올랐다. 그렇지만,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의욕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이 공부가 적성이고 커서 학문적인 일자리를 갖게 될 리는 없지만, 공부에서 자신감을 얻은 아이는 나중에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배나사의 자유로운 교육 환경에서 친구들끼리 그리고 선생님들과 친하게 지내며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 역시 학생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는 다음 학기부터 아마도 새로 생기는 교육장으로 가게 된다. 앞으로도 용산교육장에 심심찮게 놀러 갈 테지만 그동안 보아온 아이들과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섭섭한 마음이 든다. 소식을 주워들은 아이들이 장난으로 팔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며 가지 말라고 외쳐대는 모습을 보면 미안하면서도 여간 뿌듯한 게 아니다. 겨우 반년인데! 그거면 충분히 긴 시간인가?

원래 오늘 저녁에 학생과 선생님이 원한다면 모두 참여하는 쫑파티가 있을 예정이었는데 사정상 갑작스럽게 취소되었다. 제대로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언짢다. 공부 시간에 못다 한 이야기도 많은데. 나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것이 즐겁지만 그보다도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싶다.

이 아이들과 헤어지면 또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방학 집중교육도 거치지 않은 학생들을 데리고 낯설고 비교적 열악한 환경에서 한 학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과연 이들이 내년이 되면 날 물고 안 놓아줄 정도로 아이들과 친해지고 아이들이 좋은 배움을 얻어가고 또 배나사에 애착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내년에 또다시 유성교육장으로 옮기기 전에 이것을 해낸다면 올해는 나에게 성공한 한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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